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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6

인간의 얄팍함에 가끔 소름끼친다. 슬프고 씁쓸한 거라. 날로 낯설어지는 세상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지. 오늘의 너를 사랑한 나는 내일도 널 사랑할까 그것은 오늘의 너와 내일의 네가 다르기 때문일까 아님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가 다르기 때문일까. 그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며 나눌 수 있는 것이 적어지기 때문이겠지.

2017.10.06

2008.04.03 기다림

최근 몇몇 기다림을 하고 있다. 고래고기를 먹으러 가는 일이라든가 양궁을 하러 가는 일, 추억이 깃든 그 길들을 다시 걷는 일을, 바다의 푸르름과 그 맑고 기운찬 바람을 느끼는 일을, 그리고... 모든 의미를 가진 그 기다림을. 자꾸 생각나고, 못내 그립고, 설레고, 자꾸만 웃게 되는. 웃음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그 거리에서 온 몸이 섬세하고 튼튼한 심장으로 뒤바뀐 듯한 기분이 들었던 조금은 아릿하고 알싸해도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가게 되는. 내가 아까 걸었던 길에 0.5mm라도 겹쳐진 예전의 발자국이 내가 앞으로 산책할 길에 1cm라도 포개질 어느 날의 발자국이... 자로 잰 듯 꼭 맞춰 디뎌지진 못하더라도 막연한 느낌으로 알 수 없는 포근함으로 내 삶의 여행길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그 은은함과 행복을 전..

2017.10.01

2009.07.09

​ 변모와 마모 속에서도 줄곧 움직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그대로인 것이 있다고 믿는 나는, 그런건 언제나 reciprocated였으면 좋겠어. 지나가는 것은 때론 아픈 것이 많아서 자신을 다져주기에 상당하지만 항상 너그러울 수 없는 마음으로는 지나치고도 싶지 않은 것도 있으니까. 때론 굉장한 임팩트 속에서 그대로 응시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은 몇 %의 확률. 삶이란 풍부한 것이니까, 확률이란 커버를 씌울 필요도 없이 가능성이란 도장을 찍을 의무도 없이 그냥 그렇게 다가오는 거잖아. 그래서 일상이 풍부함으로 충만하다. 그것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선물. 손을 내뻗어 풍부함을 살짝 휘져어서 꼭 끌어안을 수 있도록.

2017.09.14

2009.05.15 그래서

​ 보고싶은데,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것. 가슴 한켠이 아파오면서 쭉- 퍼지는 그런 것. 오늘 날씨가 흐렸던 탓일까. 아침부터 괜히 싸워서 종일 맘이 무거워서 그랬던 걸까. 가볍고 편안한 차림에 적당한 곳 아무데나 걸터앉아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하거나.. 풀밭에 천 하나 깔아놓고 뒹굴뒹굴 낮잠도 자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혼자 가만히 있거나해도 그냥 시원하고 아련했던- 아- 햇빛 좋고 바람 불고 푸른 바다가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시간이 멈춘 듯한 그런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바다의 정기로 살아간다고, 우린 종종 그렇게 말하곤 했는데 (笑). ... 그래서, 제트기가 필요한 거야!!!!! 불끈~! 다들 너무 보고싶다.

2017.09.14

2016. 05.01 Isla Holbox, Mexico

Isla Holbox This is where I wanted to be!! 배낭여행자들의 칸쿤이라 불리던 Playa del Carmen은 사실 실망스러웠다. 세련된 쇼핑몰들, 멋진 레스토랑, 넘쳐나는 관광객들, 낯익은 브랜드샵, 스타벅스, 하겐다즈..덕분에 편하게 필요했던 물건들을 충전할 수는 있었지만 내게 있어 플라야는 그저그런, too much touristy한 특색없는 도시였달까. 아프고 앓아눕고 병원까지 다녀왔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만. 베이스로 잡고 세노테나 바다들을 다녀왔더라면 달랐을 지 몰라도 어쩐지 궁합이 맞지 않는 도시같았던 기분. 하지만 좋았던 것도 많았던 동네- 지금 이 곳은 작디작은 섬. 꼴랑 하나 있는 ATM은 내가 머무는 동안 보수로 인하여 사용조차할 수 없고, 포장되지 않은 ..

2017.09.14

2016.06.13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고 나니 행동할 수 없는 것이 많아진다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사이에서 고민하다 에쿠니 가오리를 집어들고 커피 한 잔과 들이마신 허구와 현실은 일상의 흔들림과 아름다움 이제까지 차곡차곡 쌓인 추억이 많으니 내일은 모레는 더 더 많이 쌓이겠지 어제의 행복을 간직했으니까 내일도 모레도 행복할 거라고 그렇게 평범하게 그리고 짜릿하게 닮은 듯 다른 길은 같이 걸을 수 있다면 그냥 즐거운 길이고 답답한 듯 청량한 일상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저 유쾌한 나날이니까​

201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