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파아란 하늘에서도 회색빛 보랏빛 하늘에서도 둥둥 떠다니고 저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걸려있고 초록빛 한가듯한 나뭇가지에도 사뿐히 내려앉아 있고 날씨 좋은 날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리는 빨래줄에도 늘어져있고 둥그렇고 아담한 돌 위에도 앉아있고 먼지 날리는 흙길 위에서도 달리고 있고 내가 만드는 따끈하고 고소한 계란 후라이 위에서도 춤추고 혼자서 들러 푹신히 앉아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까페 안에서도 내 옆에 있고 조용한 시골길 위에서도 시끌벅적한 도시의 한 가운데에서도 사뿐사뿐 걸어가고 새콤한 언덕 위에 누워서도 발목을 감싸고 부드럽게 흩어지는 바닷물 안에서도 내 발에 붙어 '열심히 간질여 줄 테다!'라며 깔깔대는 모래들과도 함께 너무 무거워 어깨를 아프게 하는 가방 안에서도 미소짓게 하고 울게 하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