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sie Life /Part 2 10

2015.08.14 구원의 시간

​ 못되고 예쁘지 않은 마음이 예쁘지 않고 못된 마음을 만나서 두 배 열 배로 더 못되고 예쁘지 않아진다. 좋은 것만 떠올리고 싶다. 종이 한 장의 양면에 긍정과 부정이 쓰여있고 부정이라 써 있는 페이지를 뒤집는 것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 맛있는 계란요리 향기롭고 따쓰한 커피 짜르르 소리가 날 것처럼 빛나는 바다 구원은 셀프로 하는 것이 최고겠지만 당장은 누군가가 너무나도 필요한 시간.

Aussie Life /Part 2 2017.09.15

2016.02.09 인성

최근에 느끼는 것들이란, 1. 인격과 마찬가지로 인성이란 일단 한 번 형성되고 나면 변형 또는 수정이 어렵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 하며, 외부자극또한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그러므로 자신이 안고 갈 수 있을 만한 인성이 아니라면 그 사람 또는 그 부분은 삭제해 버리는 것이 현명. 2. 인성은 괴로운 시기보다 편안한 시기에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이다. 타인으로부터의 호의나 예의를 어떻게 반사하느냐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주므로. 감사함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아도 감사한 존재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의 인성이란 딱 그만큼 하찮기 마련. 3. 그래서 삶에서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란 굉장한 인연이고 축복이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가 똑같이 느낀다면 그만한 행복이 또 있을..

Aussie Life /Part 2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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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함이 반짝이는 내가, 지나치게 과격해서 곤란하기도 한 내가, 정작 한 발만 내딛으면 되는 용기에는 머뭇거림이 있는 듯 하다. 머뭇거림인지 귀찮이즘인지 자포자기인지.. 이번 학기는 조금 단단하게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여리여리 야들야들 상추같음. 배추속처럼 단단해져야지 싶다가도! 상추가 뭐 어때서 깻잎이랑도 잘 어울리고! 한 포기가 마치 꽃처럼 예쁘고!! 내 심장이 뛰는 만큼, 반응하는 만큼 한껏 마음을 쏟을 수 있기를. 하고 싶은 모든 것들에- 바라는 모든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풍부히 즐길 수 있도록-

Aussie Life /Part 2 2013.03.30

열정과 변덕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양귀자, 모순 때론 쓸 데 없이 체험하고 쓸모없이 소모하는 느낌도 든다만, 겪어야 지나가고 맛봐야 맛있는 거 알고 맛없는 건 안 먹는다. 똑바로 마주해야지만 인정할 수 있고 그래야 이 감정이, 이 충동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으니. 양념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삼계탕, 백숙, 불닭, 닭도리탕, 치킨까쓰...등만 먹으며 애태우다 드디어 양념치킨을 먹었는데 한 두 조각 먹고 됐다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지금 이 때'에 '이렇게 하는 것'. 열정과 변덕 중 더 오래 가는 건 변덕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결같음과 한결같지 않음의 ..

Aussie Life /Part 2 2013.03.21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리움이 되나니

감정의 동요가 전혀 없는 게 좋을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정점과 최저점을 오갈 수 있는 게 좋을까 스치는 향내라든가 풀잎 하나가 도화선이 되지 않더라도 그리움이란 늘 예고없이 밀어닥치는 것이기에 흘러내리는 시간들이 잔잔했던 기억의 물결위로 쏟아져 내리는 거겠지- 며칠 전의 바다가 3년 전의 화구박스가 10년 전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의 좁은 길이 10년도 더 전의 기타가 하나씩 포개어지는 그래서 더욱 거대해지는 그리움들 ..이,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

Aussie Life /Part 2 2013.03.13

방학!!

드디어 방학을 하고 내 시간이 생기고 나니기억의 퍼즐이 맞춰지기도 하고, 기억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하고.문득 들어서는 짙은 기억들과 허물어지는 기억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고보다 어떤 기분이었고 어떤 느낌이었는지가 더 다가온다.그 때 들었던 음악이라든가 그 때 바라봤던 하늘이라든가..말이야. 기억은 나이를 먹어도 좋더라.어린 기억과 다른, 같이 길을 걸어온 것 같아서.그래서, 입었던 옷 색깔과 내리쬐던 햇살이 얼마만큼 눈을 오므리게 했는지까지-한 장면 한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질 때도, 단편적으로 흩어질 때도 있다. 기억에 기대어 바라보는 같은 공간의 하늘은 어떨까.같은 곳을 바라 본 기억은 몇 곳밖에 없어서 이번 여행이 설레인다. 6년 전 내 마음이 어땠더라..이맘 때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Aussie Life /Part 2 2012.11.26

그냥 그렇고 그런 하루

잔잔한 음악은 때론 격정적 고동을 가져다 주곤 한다. 잊어가고 잃어가는 그 무언가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슬기로워지기 보다는 여린 햇빛의 따쓰함으로 성장해가고 흘러감기는 바람을 품은 마알간 하늘을 닮아 현명해지고 싶다. 가을빛 내 나라가 고와서 마음이 저리고 겨울빛 내 자리가 고달파 마음이 저리다. 나에게 있어서 '돌아갈 곳'이란 이제 어디가 될까… 낮에 본 엄마아빠 얼굴이 벌써 보고싶은데 왜 난 떠난 걸까. -우리집 떠나 우리집으로 가는 길, 타오위엔 공항에서

Aussie Life /Part 2 2012.09.28

열정보다도

문제가 있긴 한데,문제를 콕 집어내기가 쉽진 않다.딱히 번듯한 의무도 걸치고 있지 않다만의무도 필요도 열정도 unattached된 상태로 천천히 여행하고 싶다.바다 고운 곳 근처 소박한 숙소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자더라도 그저 일상처럼. 어쩌면 지금 나는 열정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니라열정을 찾아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손이 크다고 모래를 많이 쥐는 게 아니야.소중히 꼭 담고, 쏟지 않아야지.밤이 길고 지나온 시간이 짧다.잠들면 아침은 금방이겠지...

Aussie Life /Part 2 2012.08.21

연결

얼마만에 몇 줄 이상이나마 무언가를 써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뇌가 남아 있긴 한 걸까. 낙엽은 쌓여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멀어진 기억은 쌓이지도 못한다. 시간이 비어버린 것 같다. 힘껏 열정적이었어야 할 시기에 투명하게 흘려버린 시간.그만큼 대화하는 법도 잊어가고더더욱 서툴러져간다. 온연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음에도제대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티라미수가 된 것 같다.켜켜히 스며드는 외로움,찍 하고 배어나오는 씁쓸함,가볍고도 수북하게 쌓이는 불안감. 잊어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잊지 말아야 할 것은 쉽게 잊는다.그것이 기억이든 아픔이든 기쁨이든 사람이든 뭐든 간에... 당신들과 나는,연결되어 있습니까?

Aussie Life /Part 2 201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