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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5. 22 오후의 기타

나의 정부, 나의 기타 그리운 악마 - 이수익 숨겨 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 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 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 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시인이 대놓고 불륜을 조장할 리는 없다. 그러면 이 시의 '정부'가 은유하는 상징은 뭘까. "마음 설레게 하고 심장의 피를 뛰게 하는 이 세상의 온갖 매혹적 존재들"이라고 평..

독서노트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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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일상에 후회없기를치열하게 바라며 행동했던 시간들은 덧없는 기억속에만 존재하고타인의 욕망대로 살아오지도 스스로의 욕망대로 살아오지도 못-않은 다시 못 올 시간들. 좋았던 시간도 나빴던 시간도 모두 꿈같다만,지금 이 순간이 꿈인 듯 싶고 또한 절실히 꿈이었으면 싶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나의 시간을 탐했던 당신과다시 돌아오지 못할 당신의 시간을 잊었던 나의 어리석음.이렇게 써 놓은 순간에도 나는 나의 시간을 살지 않는구나.

2019.02.28

시장

시장에 가끔 간다.가기 전까지는 사고 싶은 게 많다.막상 가서는 잘 모르겠다. 감자를 들었다 놓고 양배추를 잡았다가 놓고.돌아오면 이따금 잊어버린 것이 있다. 돌아오면 이따금 아쉬운 것도 있다.쳐다보니 옛 생각이 나는 것들도 있다. 시장에 가끔 갔었다. 엄마 손을 잡고 갔었나 손을 놓고 갔었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그 때 무엇을 샀었는지도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시장에서 가끔은 엄마가 순대를 사 주었었다.내가 혼자 처음 먹었던 음식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처음으로 순대를 먹었던 기억은 꽤나 생생하다.시장 길목에는 순대가게가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엄마가 순대나 먹을까, 했다. 그러나 이내 곧 멈추고 나에게 순대를 먹을 수 있겠냐고 물었었다.응응, 먹을 수 있어. 먹어보지도 못했으면서 자신있게 대답했다..

2018.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