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sie Life 14

방학!!

드디어 방학을 하고 내 시간이 생기고 나니기억의 퍼즐이 맞춰지기도 하고, 기억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하고.문득 들어서는 짙은 기억들과 허물어지는 기억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고보다 어떤 기분이었고 어떤 느낌이었는지가 더 다가온다.그 때 들었던 음악이라든가 그 때 바라봤던 하늘이라든가..말이야. 기억은 나이를 먹어도 좋더라.어린 기억과 다른, 같이 길을 걸어온 것 같아서.그래서, 입었던 옷 색깔과 내리쬐던 햇살이 얼마만큼 눈을 오므리게 했는지까지-한 장면 한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질 때도, 단편적으로 흩어질 때도 있다. 기억에 기대어 바라보는 같은 공간의 하늘은 어떨까.같은 곳을 바라 본 기억은 몇 곳밖에 없어서 이번 여행이 설레인다. 6년 전 내 마음이 어땠더라..이맘 때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Aussie Life /Part 2 2012.11.26

그냥 그렇고 그런 하루

잔잔한 음악은 때론 격정적 고동을 가져다 주곤 한다. 잊어가고 잃어가는 그 무언가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슬기로워지기 보다는 여린 햇빛의 따쓰함으로 성장해가고 흘러감기는 바람을 품은 마알간 하늘을 닮아 현명해지고 싶다. 가을빛 내 나라가 고와서 마음이 저리고 겨울빛 내 자리가 고달파 마음이 저리다. 나에게 있어서 '돌아갈 곳'이란 이제 어디가 될까… 낮에 본 엄마아빠 얼굴이 벌써 보고싶은데 왜 난 떠난 걸까. -우리집 떠나 우리집으로 가는 길, 타오위엔 공항에서

Aussie Life /Part 2 2012.09.28

열정보다도

문제가 있긴 한데,문제를 콕 집어내기가 쉽진 않다.딱히 번듯한 의무도 걸치고 있지 않다만의무도 필요도 열정도 unattached된 상태로 천천히 여행하고 싶다.바다 고운 곳 근처 소박한 숙소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자더라도 그저 일상처럼. 어쩌면 지금 나는 열정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니라열정을 찾아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손이 크다고 모래를 많이 쥐는 게 아니야.소중히 꼭 담고, 쏟지 않아야지.밤이 길고 지나온 시간이 짧다.잠들면 아침은 금방이겠지...

Aussie Life /Part 2 2012.08.21

연결

얼마만에 몇 줄 이상이나마 무언가를 써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뇌가 남아 있긴 한 걸까. 낙엽은 쌓여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멀어진 기억은 쌓이지도 못한다. 시간이 비어버린 것 같다. 힘껏 열정적이었어야 할 시기에 투명하게 흘려버린 시간.그만큼 대화하는 법도 잊어가고더더욱 서툴러져간다. 온연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음에도제대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티라미수가 된 것 같다.켜켜히 스며드는 외로움,찍 하고 배어나오는 씁쓸함,가볍고도 수북하게 쌓이는 불안감. 잊어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잊지 말아야 할 것은 쉽게 잊는다.그것이 기억이든 아픔이든 기쁨이든 사람이든 뭐든 간에... 당신들과 나는,연결되어 있습니까?

Aussie Life /Part 2 201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