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2018. 2. 25 세상의 모든 아침

merciel_ 2018. 3. 16. 00:26


세상의 모든 아침, 파스칼 키냐르

Tous les matins du monde, Parcal Guignard, 1991




자네는 춤추는 사람들이 춤추게 도와줄 수는 있네. 무대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의 반주는 할 수 있겠지. 

자네 벌이는 할 걸세. 음악에 둘러싸여 있겠지만, 그러나 음악가는 아니네.

느끼는 심장이 있는가? 생각하는 뇌가 있는가? 춤을 추게 하기 위한 것도, 왕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닐 때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 아는가?

그런데 자네의 망가진 목소리가 나를 감동시켰네. 자네 고통 때문에 받아들였지, 자네 기교 때문이 아닐세. 



생트 콜롱브 씨가 불쑥 제자의 팔을 붙잡아 세웠다. 그들 앞에 한 소년이 바지춤을 내리고 눈 속에 구멍을 내며 오줌을 누고 있었다. 

눈 속에 구멍을 뚫는 뜨거운 오줌 소리와 눈 입자 소리가 한데 뒤섞였다. 생트 콜롱브는 다시 한 번 그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꾸밈음 스타카토가 저걸세.” “반음계 하강음이기도 하죠.” 마랭 마레가 응수했다. 



활을 켤 때 내가 찢는 것은 살아 있는 내 작은 심장  조각이네. 

내가 하는 건 어떤 공휴일도 없이 그저 내 할일을 하는 거네. 그렇게 내 운명을 완성하는 거지.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

Tous les matins du monde sont sans retour.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는데, 잔잔한데 무겁고 빛이 들어오는데 답답한 느낌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