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2004.06.19 라보엠, 앙리 뮈르제

merciel_ 2017. 9. 14. 12:17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예술계에 발을 들이는 자들은 예술 그 자체가 존재의 수단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보헤미안의 길을 필연적으로 걷게 된다. 예술계에서 가장 빛나는 찬사를 받았던 근대 예술가들은 대부분 보헤미안들이었다. 이들은 더없이 찬란했던 영광스러운 시기를 맞이하며 종종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물론 그 중에는 그 시절을 애석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예술가들은 초록빛 언덕을 오르던 젊은 시절, 스무 살 남짓되는 나이에는 용기라는 재산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치 않았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 용기라는 것은 바로 젊은이들의 덕목이었고 희망이라는 것은 가난한 이들이 꿈꾸는 유일한 재산이었다.
보헤미안이 된다는 것은 바로 진정한 예술가가되기 위한 수련의 길과도 같은 것이며, 영광의 순간이 되면, 시들시들 병들어 입원하고, 그리고는 죽는 길을 선택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인고와 용기의 삶, 바보들과 질투에 눈이 먼 자들의 욕설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야 하며, 자존심을 한순간도 버려서는 안 되는 인생, 매혹적이면서도 끔찍하고, 영광이 있으면 순교의 날이 있는 삶, 그것이 바로 진정한 보헤미안의 삶이다.

앙리 뮈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