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는 삶, 움직이는 삶

merciel_ 2017. 9. 13. 21:55

최근 다양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이러하게 살겠다 라고 마음 먹은 것과..도 반대로,

이러이러하게 행동하겠다 라고 마음 먹은 것과...도 반대로,

이러이러하게는 살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던 것과도 물론 반대로(엉엉)


무엇보다 한껏 응원하고 싶은 친구에게 응원하고 있다 전하지 못해서 부끄러웠고,

긍정의 힘을 좋아하고 믿으면서도 순간의 감정에 내가 휘둘려버려 부끄러웠고,

변치 않고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의 모습에 새삼 부끄러웠고,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내가 참으로 공감하던 것들이더라.

이른 아침에 저녁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와 통화하며 또 느끼더라.

그 이후 내 흔적을 따라가보니 예전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솔직하고 행동적이더라.


당장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호주라이프 언젠가부터 뒤돌아 후회하거나, 부끄러워지거나, 속상했던 것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꼬리를 물어 나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고

벌떡 일어나 핫핫핑크핑크한 노트북을 사들고 와서

하루동안 자신이나 타인의 마음을 묵직하게 했던 일을 했다면 반성의 쪽에,

만족하게 할 일을 했다면 좋았던 쪽에 하나하나 글을 써 갔었다.

당시의 나는 반성만이 아니라 칭찬이 무척 절실하던 때이기도 했다. 


나름 자신이 조금은 괜찮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게 되는 것 같아서 그럴싸한 기록이다 싶었는데

버림의 미학을 잘못 적용시켜서ㅎㅎ 홀랑 다 버려버렸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국민학교시절부터 쓰던 일기들을 홀랑 다 버려버렸고.

그 사유는 짐을 줄이자는 것이었으나, 점점 그것보다 더한 이유가 생겨났다.

특히나 일기는 "아니 뭐 이런 멍충이가!!" "아니 이딴 짓을 했단 말인가!!" 

"...(말도 못 하고 소리만 지를정도로 부끄러운, 발을 차면 이불이 천장까지 날아갈 법한 이야기들)" 

으로 점철되어 있었는데, 이것을 던져버려야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겠구나ㅋㅋ라는 헛된 망상을 해 버리고 쫙쫙 찢어버렸다.

아, 인간은 과거와 역사로부터 배운다 하지 않았는가.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기상을 나는 어찌 저버렸는가ㅎㅎ.


여튼, 그래서 오늘 다시 맘에 드는 노트를 사서 오늘 나의 하루에 대하여 적어보았다.

타이밍이란 이렇게 오는 건가 보다. 쭈굴해지고 있을 때 나를 정신차리게 해 주는 원동력과 영감으로.


나는 덜 여문 인간이고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서투름이 일상인지라 멍청한 일도 많이 벌일 것이다.

그렇지만 늘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정신을 붙잡고ㅎㅎ 있도록 할테니,

너무나 감사한 그대들, 각자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자신의 길을 즐겁고 유쾌하게 걸어가기를.

서로의 속도가 다를지라도, 나도 너도 우리 모두 그러하기를. 

 



너도 같이 햇살을 받고 바람을 느끼고 바다를 만끽하렴 돼지호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