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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iel_ 2016. 8. 17. 22:34

누군가가 나에게 네가 낭비한 삶에 대한 댓가를 치룰 거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네가 네 마음을 따르는 용기가 없었던 것에 대한 댓가를 치룰 것이라 말하고 싶다.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녀석

나에게 음악적으로 좋은일이 생기게 되면

달려가서 나에게 이런일이 생겼어라고

한껏 자랑할 수 있게 만드는 녀석

늘 많은 것을 꿈꾸고 사랑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소녀의 마음을 간직한 녀석

그래서 맘이 많이 다치는 것 같기도 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녀석

요즘은 너가 정말 많이 생각났어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진심으로 네가 생각이 나서 그리웠어

그리고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었어

그리고 너무 고마웠어

넌 내게 그런 사람이더라..

고마워.




2006년의 나에게,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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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나는 여름인데도 조금 감성적이 되어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고 옛날 생각도 나고

마음이 마구 초조해지고 들뜨고 무서워지고 그래

언니

난 내가 지금까지 낭비한 삶을 산 것 같아서

내 방황이 앞으로도 한동안 끝나지 않고

조금 더 아플까봐 무서워


그래도 언니

내가 아무리 초라하고 못돼도

하나도 이뤄내지 못 해도

언니는 내 곁에서 언제까지고 함께해 줄 거 같아서

많이 고맙고 고마워

언니는 내게 축복같은 사람이란 거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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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I CAN-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무 의미도 없다. 중요한 것은 "I DO- 나는 한다"이다. 원하는 것을 해내는 의지와 열정이다. 누구나 자전거 여행이나 쿠바 여행을 꿈꿀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 이후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면, 그것은 내가 "오, 나도 쿠바에 가볼 생각이었는데..."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이창수, 원더랜드 여행기



아마도 이 때부터 나는 쿠바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여행이야기를 엮은 책도 드물고, 별 거 아닌 이야기를 엮은 책도 잘 팔리는 최근과는 다르던 그 시절에

"나쁜 여행"이라는 자전거 여행기가 있었다. 

동갑내기던 서울대 출신의 아프로머리를 한 청년 작가가 풀어낸 자신의 유럽 여행 스토리에,

어찌보면 이제는 하루도 아니고 반나절에 한 번씩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에피소드에 으하하 웃으며 책장을 넘겼던 것 같다.

덤덤한 듯 투박한 듯 솔직한 문체에 빠져들고 보니, 어느새 두 번째 여행기를 냈다더라.

그것이 이 원더랜드 여행기이다.


내 스스로가 제약을 걸었기에 많지는 않았던 선택지에서 호기롭게 중미를 선택하고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했다던 작가와는 달리 나는 쿠바에서도 살 수 있겠구나 싶었다.

혼돈과 열기, 자유와 제한이 캐러비안의 투명함에 어우러졌던 그 곳-

그 곳에 나는 어찌하였든간에 즐겁게, 잘, 다녀왔다. 

내 선택이 옳았었든 그렇지 아니하였든간에, 

앞으로 그 어떠한 미지의 것들로 나의 삶이 점철되어 가든간에-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끝없이 망설이지 않으리라.

내가 해 보았던 것들, 내가 가 보았던 그 모든 곳들로 인하여 내 삶이 

나를 더욱 더 풍부하고 행복한 곳으로 데려갈 수 있으리라. 








- 2015. 5. 12. La Habana

El sol sale para todos, como siempre.